1. 컵대회가 시작되었고 기사가 나왔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상황적으로 힘들지만…경기에만 집중”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477&aid=0000260803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상황적으로 힘들지만…경기에만 집중”

▲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제천, 정형근 기자] “여러 상황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다. 상대가 강한 팀이라도 우리 팀의 경기를 하겠다.”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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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유민 유족 측은 “고유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건 악성 댓글이 아니라 현대건설 배구단의 의도적인 따돌림과 사기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구단은 "경기 및 훈련을 제외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고인은 시즌이 진행 중이던 2월 29일 아무런 의사 표명 없이 팀을 떠났다. 지난 6월 고인과 미팅을 하며 진로에 대해 얘기를 나눴지만 고인은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했다"고 반박했다."

 

여기서 정말 구단의 주장대로 아무런 의사표명없이 팀을 떠났을까? 선수의 무단이탈 이후 구단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정말 구단은 책임이 없을까?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건 내가 잘 아니까 증명할수 있는 사실만을 서술해보도록 하겠다. (훈련의 제외나 따돌림 같은 내부의 일은 내부 고발자 증언이 없는 한 알수가 없다. 생전에 고인이 그런것을 시시콜콜하게 불고다니는 입 싼 사람도 아니였고 이미지와는 다르게 과묵한 쪽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2.

2020년 2월 28일(혹은 27일) 새벽에 7년차 중견선수로 활약하던 고유민은 용인시 마북동에 위치한 현대건설 배구단 숙소를 갑작스레 떠났다. 이는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무단이탈이었다. 이는 중대한 잘못으로 여겨지는 행위이다. 고유민은 편지 한통을 남기고 사라졌다. 편지의 내용은 (구단이 밝히기에) 부정적인 내용은 없었으나 "기대에 부응을 못해서 죄송하다. 오랫동안 몸상태도 정상이 아니고 포지션 변경으로 인해 실수가 잦았고 그로인한 비난을 견디기가 어려웠다."는 내용이었다. 구단은 고유민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고유민은 끝내 받지 않았다. 사무국장 (구단 프론트의 실무책임자)은 "왜 고유민이 숙소를 무단이탈했는지 알수없다."고 기자에게 밝혔고  '구단의 높으신 분' (단장으로 추정)은 "대화로 풀면 되는 것을 가지고 숙소이탈행위로 크게 키웠다"며 대노했다. (출처는 4번 항목 참조)

 

3.

고유민의 숙소이탈 직전 (대략 2월 20일 경) 현대건설은 몇년전 팀에서 나와 실업에 있던 수비형 레프트인 김 모 선수를 다시 데려왔다. 이는 고유민이 더 이상 리베로를 볼수 없다고 감독에게 말한 때와 거의 비슷하게 일치한다. 고유민의 무단이탈이 벌어지자 구단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시즌 운영 최소엔트리 (14명)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몰수패 당할 위기에 처한것이다. 당시 데려온 김 모 선수는 임의탈퇴선수 신분이었다. 배구연맹은 한차례 등록을 거부했다. 현대건설 배구단의 당시 사무국장은 몇일간 변호사까지 대동해서 연맹 법무담당임원에게 유권해석을 요구했고 임의탈퇴 선수의 등록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아 등록했다. 

 

김 모 선수는 안타깝게도 시즌이 일찍 종료(3월 23일)되어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구단은 고스란히 김 모 선수의 연봉을 지급해야했다. 이는 1000~1500만원 가량 되었다. (출처 : https://www.dailysportshankoo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0957)

 

4.

시즌 종료 다음날인 3월 24일 배구담당기자들이 하는 팟캐스트에 고유민의 무단이탈 사실이 공표되었다. 2번 문단의 숙소 무단이탈의 시시콜콜한 사실은 이때 공개되었다. 어떤 기자는 안타깝다고 밝혔고 어떤 기자는 선수로서 기본이 안된 자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유민은 시즌 중 이탈한 무책임한 선수라고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출처 팟빵- 차돌배구 쇼 79화 EP2 20분 부터

http://www.podbbang.com/ch/1769329)

 

5. 

서로의 연락이 적어도 3월 20일 경까지 되지 않던 (3월 24일 방송에서 기자는 선수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유민과 구단은 연락이 되어 3월 30일 상호계약해지 약정을 한다. 이 계약은 무단이탈에 대한 징계로서 기능하며 해고와 연봉감봉 (2월~6월 지급정지, 1500만원 가량) 그리고 상호계약해지 사실에 대해 비밀로 붙이고 소송을 하지 말것을 선수의 의무로 규정했다. 

 

이게 팟캐스트 방송 전에 연락이 되어 약정이 된것인지 방송 후에 연락이 되어 약정이 된것인지는 아직까지는 알수 없지만 방송 이후라면 선수는 세간의 비난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상호계약해지에 나섰을 것이라는 추정을 할수 있다.

 

6. 

4월 중순 고유민은 당시 사무국장에게 "받아주는 구단이 없다면 어쩔수 없지만 트레이드 진행경과를 알고 싶다."고 메시지를 했고 사무국장은 자유계약기간이니 좀만 기다려보자라는 답변을 한다. 

(가족의 주장에 의하면 배구가 지긋지긋해져서 동시기 승무원 학원에 등록하고 영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 SNS(인스타 그램 스토리)에 숙소를 나간 이유는 지금 밝힐수 없지만 언젠가는 밝힐수 있을것이라고 남겼다. 그리고 일반인 신분이기 때문에 계속 악플을 보낼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혔다. 

 

5월 초순 구단은 고유민을 임의탈퇴선수 공시를 했고 고유민은 연맹의 전화를 받고 임의탈퇴에 동의했다.(대상 선수에게 임의탈퇴 동의 전화를 연맹이 한다.) 지인에게 구단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출처: 국회기자회견 보도자료) (현재 현대건설 배구단은 임의탈퇴 등록 당시 상호계약해지 사실을 이메일로 연맹에 알렸다고 하고 연맹은 실수로 임의탈퇴선수로 등록했다고 하면서 적어도 상호계약해지 계약서를 첨부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6월 초순 선수공시에서 자신의 번호가 다른 선수에게 배분 된것을 확인했다. 

 

6월 중순 구단의 실무직원 (여직원) 혹은 매니저와 개인적으로 만났다. 이때 구단은 복귀 여부를 확인했으나 고유민 본인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유민은 생전에 7월 10일 경쯤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구단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구단이 복귀를 타진한 시기에 맞춰서 '우연히' 고유민의 SNS로 '돈 떨어졌다고 돌아올 생각하지 마라'라는 사실상의 위협이 가해졌다. (출처: 유튜브- 최선호 채널)

 

알수없는 시기에 고유민은 실업팀의 입단을 타진했고 테스트까지 받았으나 코로나로 인해 전국체전 등이 취소되면서 최종 계약에는 실패한다. (출처: https://www.nocutnews.co.kr/news/5398188)

 

7.

7월 28일(추정) 고유민은 자취하던 자택에서 사망했다. 3일 후에야 친구에게 발견되었다. 경찰은 외부 침입흔적이 없는 것으로 볼때 자살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부검을 했고 결과에서도 이는 뒤집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8.

고유민의 사후 현대건설 배구단은 고유민이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출처: http://www.sportsworldi.com/newsView/20200806506909 https://www.mbcsportsplus.com/news/?mode=view&cate=&b_idx=99806559.000#07D0 )

 

결론-

무단이탈 직후 구단은 고유민에게 상당히 가혹하게 징계를 내렸다.

 

우울증과 수면장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울증 인지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수 있다.) 또한 고유민이 숙소를 나갈때 편지에서 더이상 비난을 받기 힘들다는 사실을 밝히기까지 했지만 구단은 고유민의 위태로운 정신상태를 인지한 상태에서 당시 사무국장은 이탈 당시 상황을 기자에게 선택적으로 공개함으로서 고유민에게 상당한 비난이 가해지도록 조장하고 방기했다. (당시 사무국장은 기자에게 "고유민이 왜 이탈했는지 진정한 이유는 우리도 알수 없다"고 밝혔는데 적어도 그런식으로 대답한것은 매우 잘못된 행동이다. 수면장애(우울증)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 않은가?) 소속 선수가 그런 정신건강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끝까지 비밀에 붙이거나 아니면 모든 사실을 공개하여야 했었다.  

 

선수의 건강상태는 선수의 사생활이라 숨겨야 했다고 항변할수 있지만 그렇다면 이탈 사실을 공개하여 비난을 받게하고 망신을 준 사실은 구단의 책임을 물을수 있는 영역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 

 

선수의 신체뿐만아니라 정신건강도 구단이 살펴야할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1년에 8~10개월을 합숙시키는 환경이라면 군대와 유사한 환경이라고 볼수 있다. 선수들은 경기가 전국에 생중계 된다. 상당한 정신적 부담을 지고 생활을 하는것이다. 고유민은 2013년 부터 2020년까지 7년을 현대건설에서 근속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7년간 일한 사람이 갑자기 무단이탈이라는 잘못된 행위를 했다고 한다면 모든 책임을 선수에게 뒤집어 씌우는게 아니라 자신들이 무엇이 문제였나 찾아봐야 하는것이 맞지 않았을까? 나라면 궁금해서라도 선수와 대면을 했을것이다. 

 

(양아치 버스회사들도 잘 일하던 기사가 갑자기 안나오면 궁금해서 전화도 해보고 집으로 찾아온다. 대기업이 이런 비상식적인 대응을 했다는건 직장내 괴롭힘을 추정해볼수 있는 근거가 될수도 있다.)

 

또한 구단은 해고, 연봉 4개월 (5개월) 감봉, 임의탈퇴선수 처분까지 고유민에게 가했다. 이런 행위는 그동안의 시즌중 이탈 선수들의 예를 봐도 상당히 가혹한 축에 속한다. 기업은행의 모 선수나 인삼공사의 모 선수, 도로공사의 모 선수 등도 비슷한 잘못을 했지만 구단은 일단 비밀에 붙였고 (소문은 돌았다.) 이후 임의탈퇴 공시를 하긴했지만 조용하게 다음 시즌 복귀를 했다. 배구를 아무 여자 데려다 놓고 시킬수 있는것도 아니고 즉전감의 선수는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통상의 경우 서로 잘못을 인정하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유민이가 어찌저찌 돌아올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고 실제로 구단은 6월 중순 복귀를 타진하지 않았는가?

 

즉 현대건설 배구단은 무단이탈 행위를 한 고유민에게 1. 기자를 통한 조리돌림 2. 해고 3. 연봉 4개월 감봉 4. 임의탈퇴 처분까지 4번의 징계를 가한셈이다. 이것은 통상의 기준이나 관습으로 봐도 지나치게 잔혹했다. 그 이유가 있을것이다. 

 

PS- 구단은 고유민이 선수생활을 지속할 뜻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숙소이탈당시의 편지를 공개하면 된다. 이건 조리돌림을 할때 기자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 최근의 주장에서는 고유민이 '아무 의사표시 없이 숙소를 나갔다.'라고 슬쩍 말을 바꿔서 주장하고 있다. 이것 또한 주장을 바꾸거나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것이다. 

 

PS2- 다시한번 말하지만 6월 경 구단 직원과 고유민이 복귀에 대해서 의논할때 이 사실은 소문이나 언론으로 공표되지 않을 정도로 비밀이었는데 '우연하게도' 그 시기에 누군가가 '돈 떨어졌다고 돌아올 생각하지 마라' 라고 DM으로 보냈다. 이것도 가족들 생계를 책임지는 입장에 있던 고유민은 대단한 위협으로 느꼈을 것이다. 가정을 해보자면 구단 사정에 정통한 누군가가 만에 하나 복귀를 막으려고 한것 아닐까? 이것도 조사가 필요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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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고유민, 2020년 2월 필자와 숙소에서 대화중인 모습. (출처: 현대건설 배구단 유튜브 채널)

 

 7월 31일 처음에 부고소식을 들었을 때 누군가가 머리를 세게 내려친 듯이 멍했습니다. 처음엔 믿지 못했으나 쏟아지는 신문기사와 뉴스, 슬퍼하는 친구들의 SNS를 보고 ‘진짜 현실이구나’ 그제야 느껴졌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부정과 슬픔, 미안함과 약간의 원망을 넘어서 이제는 그저 심장이 뛰는 매 순간순간 마다 무겁게 내려앉는 것 같습니다. 하늘도 슬픈지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장례식장에 가서 조문을 했습니다. 마음속으로 우리 이렇게 보면 안되는데 하면서 국화 한송이를 놓아두고 왔습니다. 그 옆에 신인 시절 찍어서 선물로 준 사진집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남겨진 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었으나 그걸 보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 간신히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차려진 음식을 억지로 먹었습니다. 부끄럽게도 결국 우산까지 두고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다음날 당신이 남긴 메모를 보았습니다. 이제 그만 잊혀지길 원한다고 했지만 이번에만은 그 말을 듣지 않으려고 합니다. 미안합니다. 

 당신은 늘 자신보다는 팀을 우선하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선수였습니다. 평소에는 감독의 경기 중 전술적인 변화를 강화시켜주는 교체선수 레프트로 활약했습니다. 이 자리는 맡아야하는 사람이 반드시 팀에 있어야 하지만 경기 중 투입되기에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기가 어렵고 잘해도 티가 안나는 그런 자리입니다. 그런 자리에서 그것도 한 팀에서 그것도 7년 동안이나 활약 했습니다.  

 2년차인 2014년의 컵 대회때 주전 선수 두명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이탈하는 상황에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포지션인 리베로로 투입되어 팀을 구해냈습니다. 또한 재작년 시즌에는 팀이 개막전 이후 11연패나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후반기 선발로 다수 출장해 후위 수비를 책임지고 안정화 시켜 팀을 최하위의 치욕에서 벗어나게 했었습니다. 

 다만 팀과 팬들은 늘 어렵고 힘든 그 자리에 당신이 있었기에 당신이 소중한지 몰랐습니다. 팀은 당신을 불신하여 여러 번 같은 포지션의 은퇴선수의 복귀와 외부영입으로 보답했고 당신의 충동적인 실수에 다시 기회를 주지 않고 임의탈퇴처분으로 사실상의 징계를 가했습니다. 팬들은 그녀의 헌신을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욕하고 몰아세우기 바빴습니다. 세상은 당신에게만 너무 가혹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안타깝고 통탄할 노릇입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신은 팬에게는 늘 유쾌하고 한없이 친절하며 따뜻한 선수였습니다. 팬이 쑥스러워 하면 먼저 밝은 미소로 인사해주고 경기가 끝나고 피곤할때에도 사인과 사진촬영을 원하는 팬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모두 해주고 늦게 구단 버스에 타던 사람이었습니다. 

 몇 년전 수원시내 카페에서 열린 선수단 팬미팅에서 이다영 선수와 함께 당신은 곰인형 판매 담당을 했었습니다. 제가 곰인형을 산다고 하자 곰인형에 자기 사인과 이다영 선수 사인까지 한다음 ‘그냥은 못드리고 돈주고도 못사는 한정판을 드린다.’며 익살을 떨며 주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나 유쾌했던 사람이 오랫동안 심적 고통을 느끼다가 멀리 떠나버렸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떠난 당신은 오랜 팬인 저 앞에서는 항상 씩씩하고 늘 선수였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아픈 데가 있냐고 걱정하면 씩 웃으며 ‘괜찮다. 금방 낫는다.’ 하고 6개월전 이벤트로 숙소에 찾아갔을 때 5년만에 숙소에 다시 왔다고 하자 “나도 이렇게 오래 버틸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제가 정말 대단하다고 치켜올리니 배시시 웃길래 저도 마음을 놓았습니다. 

 이후 숙소를 나가고 나서 직접 만날수는 없고 해서 잘 지내는지, 혹시 마스크 필요한게 없는지 (당시에 마스크가 전국적으로 품귀 상태였는데 저는 직업관계상 넉넉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개인 메시지로 보낸적이 있습니다. 자신은 잘 지내고 있으며 오히려 저에게 코로나 조심하라고 당부까지 하길래 제 마음대로 ‘아 마음은 편한 상태구나’ 생각했었습니다. 실제로는 몸과 마음이 상처받아 부셔져 있다는걸 너무 늦게야 알았습니다.

 이는 무언가를 주장하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뉴스에서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 영상이 나오며 그저 악플에 마음이 다친 여린 불쌍한 사람으로 소개되지만, 실제로는 당신이 선수로서 얼마나 오랫동안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저는 눈으로 직접 봤고 확실하게 알고 있기에 산자의 도리로서 애도의 침묵보다는 다른 이들이 올바르게 기억해주기 바라는 마음이 크기에 쓴 글입니다.   
    
 당신은 베풀기만 하고 떠났습니다. 저는 당신이 반짝반짝 빛날때만 함께했지 정말 힘들때 당신을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지금도 괴롭습니다. 다시 한번 미안합니다. 도착한 그곳에서는 영원히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8월 7일 스포츠 뉴스 부분의 댓글 기능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故 구하라 씨, 故 최진리(설리) 씨의 사망 직후 연예 기사에 대한 댓글을 중단한 이후의 또 다른 사망사건이 나오자 뒤늦게 취한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외국에 기반을 둔 SNS 기업들은 이용자 보호에 대한 미흡함을 개선하지 않고 있습니다. 

* 고인이 7년이나 몸담은 현대건설 배구단은 단체 합숙, 훈련을 하는 팀입니다. 고인이 퇴단전에도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앓았음을 인지하였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어떠한 사과나 입장발표가 없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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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는것도 오래 반복적으로 지면 관성이 된다. 선수들도 사람이라 목표의식이 희미해 지면 몸은 기계적인 수준으로 움직인다. 


2. 득점원이 없다는 걸 사람들이 지적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본다. 팀에 컨셉이 없다. 과거(5년전) 인삼공사는 강력한 수비력으로 상대팀을 몹시 피곤하게 만드는 팀이었다. 그때의 주축선수들이 트레이드 등으로 모두 빠져나간 후에는 그런 느낌은 보이지 않는다.


3. 탱킹이 3년째인가 그런데 지금쯤이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꼭 봄배구가 아니더라도 팀의 발전방향을 보여주면 좋은데 그런 점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구슬운이 없긴 하지만 사람들 인식과는 다르게 2년간의 인삼공사는 투자에 인색한 팀도 아니였다. 팀내 FA 선수를 거액으로 잡았고 트레이드로 연봉이 센 베테랑 선수를 데려왔다.  


4. 복귀를 타진하는 선수들이 거르거나 1년만에 빠져나가는건 팀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프런트가 되었던 코칭스태프가 되었던간에 


5. 올해가 끝나면 타팀 선수중에 FA 취득선수들 2명 정도는 잡아야 하지 않나 싶다. 신인급 선수들이 가만히 있는데 계약실패 이탈등으로 한자리 차지하는 건 제대로 된 경쟁이 아니다. 그리고 서브가 더욱 까다롭게 들어가야 한다. 모두가 안전한 서브만 구사하고 있어서 상대가 공격을 너무 쉽게 하고 있다. 상대가 제대로 토스하여 공격할경우에 디그할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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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사성어 중에는 개와 늑대의 시간(L'heure entre chien et loup) 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해질녘,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는 개가 반기러 오는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간대를 일컽는 말이다. 스포츠에서도 비슷하다. 큰 기대를 가지고 뽑은 선수가 여러가지 이유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심한경우 해당 종목을 그만둬 버리는 경우가 있고 별다른 기대가 없던 선수가 기여도가 높은 선수가 되기도 한다. 혹은 둘다의 경우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례도 있다. 


 사실 스포츠에서 어떤 선수가 제대로 성장할지 못할지는 아무리 예측하고 분석해도 추세만 확률적으로 계산할수 있을뿐 정확히 예상할수 없다. 머니볼로 유명한 메이저리그의 빌리 빈도 한해에 7명의 1라운드 지명자를 지명할수 있었을때 성공시킨건 2명에 불과하니 말이다. 


그런면에서 현대건설의 6년차 아웃사이드 히터 고유민은 현대건설 팬들의 개와 늑대의 시간쯤 된다. 6년전에도 레프트 기근에 시달렸던 현대건설은 당시 감독인 故황현주 감독이 그녀에게서 무엇을 보았는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배구 덕후들이 예상하던 지명자인 최지유 대신 뽑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이다. 최지유는 기업은행에 지명되었지만 메디컬테스트에 탈락[각주:1]해 바로 실업리그로 갔다. 


신인 시절 고유민은 위트와 유머있는 발언으로 주목받았지만 경기력면에서는 고전을 면하지 못했는데 작전타임때는 "도대체 배구선수가 배구공을 무서워하면 어떻게 하냐?" 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제일 큰 문제는 리시브 불안이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자신이 지명한 선수를 책임감있게 꾸준히 교체로라도 기용을 했고 더디지만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각주:2] 시즌 종료후 감독이 교체되었고 당시 코치였던 양철호가 감독으로 영전하였다. 


아마도 양철호는 고유민을 탐탁치 않아 했던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때 현대건설에는 김주하(92년생), 정미선(94년생), 김진희(93년생)까지 많은 선배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있어서 사실 굳이 기용할 이유가 없었다. 특히 김주하는 사실상의 리베로로 평가받을만큼 좋은 수비력을 가지고 있었고 정미선도 비슷했다. 물론 타 팀 팬들에게는 반쪽짜리 레프트만 있다고 조롱받기는 하였으나 어차피 기업은행도 당시 반쪽짜리 레프트 둘로서 강팀으로 추앙받고 있었던 만큼 그다지 중요한 비판은 아니였다.


2년차 컵대회 때 고유민은 교체멤버였다가 정미선의 십자인대 부상[각주:3], 충돌로 인한 김연견의 부상으로 리베로로 출장했다. 참 활약이 눈부셨는데 리시브는 불안불안했지만 훌륭한 디그로 리베로의 부재를 최대한 지웠다. 그때 그 컵대회는 우승을 했다. 시즌때는 큰 활약은 없었지만 리시브 성공률은 차츰 차츰 높여나가고 있었다. 양철호 감독은 공격력만 장착된다면 당시 정미선과 김주하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채워줄수 있다고 생각한것 같다. 이듬해의 컵 대회에서는 빠른 팔 스윙으로 경기당 10득점 이상 씩 책임지면서 부상병동이던 팀이 준우승을 했다. 이때의 활약으로 시즌 개막전부터 주전 레프트로 출장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리시브 불안이었는데 고유민은 도통 리시브 면에서는 활로를 찾지 못했다. 한마디로 기복이 너무 심했는데 어떤 때는 남 부럽지 않게 잘 받다가도 어떤때는 저게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못받기 일쑤 였다. 결국 세 경기 만에 교체선수로 지위가 바뀌었고 베테랑 한유미와 번갈아가며 출전을 했다. 이 부분은 아쉬운 부분인데 감독이 한 달, 5경기 정도만 참아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됐다. 4년차때 팀은 우승을 했다. 다만 이때 처음으로 선수명단에서 빠질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연습경기 중에 팔목이 부러져 철심을 박았다.


팀 내 입지도 취약하고 팬도 얼마 없는 선수는 보통 경쟁관계에 있는 타 선수 팬들의 표적이 되기 쉬운데 그녀도 예외는 아니였다. 특히 프런트가 인위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자 감독이 반발하고 팀 분위기가 엉망이 되었다. 팬들도 예외는 아니였는데 퇴단 당한 몇몇 선수의 일부 팬들이 사이버 상으로 인신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지금그들은 흔적도 없지만 당시에는 꽤나 가열찼다. 인스타 방송만 키면 익명 계정으로 욕을 했고 근거 없는 소문을 자가발전으로 키우곤 했으니까 물론 선수가 잘못한 부분[각주:4]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팀에 헌신한 선수에게 가하기에는 매우 부당한 대우였다.


레전드 급인 한유미, 새로 외부영입 된 황민경의 등장으로 입지는 더욱 쪼그라 들었는데 보통 선수였으면 아마 그만두고 인생 2막을 준비 했을 것이다. 보통 그 정도 입지를 가지고 있는 선수는 그 연차가 쌓이면 실업에 간다. 자유계약은 어렵고 연봉은 좀 깎이거나 비슷하며 여유 시간은 많기에 대학가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장녀이기도 한 그녀는 남다르게 존버를 선택했고 어느새 6년차 팀과 계약 기간을 꽉 채운 중견 선수가 되었다. (앞서 서술한 부상 말고는 별다른 부상이 없었다. 내구력 하나는 좋은 편이라 그래도 차곡차곡 필요한 출장 경기 수는 채웠다. 하루우라라?[각주:5])


6년차 선수는 다음해에 자유계약선수가 되기 때문에 주전선수가 아닌 바에 사실상 전력구상에서 빠진다. 실제로 해당시즌 초반 경기들에서는 출전 자체를 시키지 않았다. 그녀의 몇 안되는 팬들도 이제 얄짤없이 실업가는 구나 단념했지만 팀이 드래프트에서 뽑은 외국인 선수의 수준 이하의 기량, 베테랑 아포짓 히터가 부상으로 이탈 등을 겪고 팀 최다연패 타이기록인 11연패를 기록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팀이 이렇게 전면적으로 붕괴하면서 기회가 다시 한번 찾아왔다.


이도희 감독은 자신이 이끌때 팀 최다연패 기록을 세우는 것 만큼은 막고 싶어했고 후반기 일정이 시작되자 고유민을 시험적으로 몇 세트 기용했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과감히 황연주를 빼고 고유민을 윙리베로[각주:6]롤로 선발 투입했다. 이는 현재 대성공을 거두었다. 고유민은 서브에서 황연주와 비슷한 효율을 냈고 리베로 김연견, 레프트 황민경에게 가해지던 과도한 수비부담이 상쇄되면서 팀은 안정화 되었고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 마야가 자리잡으면서 6승 3패를 기록하며 전반기의 하염없는 추락을 일단 막았다. 그동안 고질적인 약점으로 취급받던 리시브도 효율이 39.5%에 이를 만큼 잘 받고 있다. 13위의 기록이며 레프트 중에서는 7번째의 기록이다. 아슬아슬한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잘 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황민경 영입 이전까지 득점력이 좋은 황연주의 존재로서 윙 리베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었다. 문제는 윙 리베로는 선수에게 과도한 수비 부담을 가하기 때문에 부상 등으로 선수생명이 길지 않다.[각주:7] 그렇게에 윙 리베로는 서브 선수가 필수적인데 현재 현대건설에서는 고유민을 수비적으로 받쳐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과거에는 김주하-정미선-고유민이 돌아가면서 봤지만 이제는 혼자 수비를 책임져야하는 것이다. 전임 감독과 현 감독은 베테랑과 외부선수로 '윈나우'를 하다보니 팀을 탄탄하게 만들 3~4년차 선수를 성장시키는데 소홀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팀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고유민은 자신의 가치에 대해 의심을 갖던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늦었지만 증명해냈다. 선수에게 마땅히 경의의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1. 본인이 지명을 거부했다는 설도 있음. [본문으로]
  2. 당시 신인 중 출장 세트 2위였다. 1위는 고예림(당시 도로공사, 현 기업은행) [본문으로]
  3. 배구장에서 경험한 제일 큰 트라우마인데 경기 막판 백어택(...)을 시도하다가 착지를 잘못해 무릎의 십자인대가 끊어졌고 선수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나는 그 경기를 직관하고 있었다. 정미선은 이 부상으로 인해 2년후 은퇴한다. [본문으로]
  4. 감독이 교체된 기사가 난 날 인스타 먹방방송을 키는 등. [본문으로]
  5. 일본의 경마의 말. 1등한적은 없지만 1년에 25번 이상의 경주를 소화하는 경이적인 내구성으로 살아남았고 사람들의 보살핌 아래 여생을 보내고 있다. [본문으로]
  6. 윙 공격수지만 수비적인 역할만을 맡는 포지션이다. [본문으로]
  7. 김주하는 허리부상을 달고 살았고 정미선은 무릎인대가 끊어져 은퇴를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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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글쓴이 리즈 맥마흔은 2015~16년 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로 선발되어 출장하였다. 

그녀는 워드프레스를 활발히 이용하는 선수인데 South korea항목을 클릭하면 한국에 처음온 외국인들이 주로 겪는 느낌들이 가감없이 담겨있다. 내가 영어실력이 별로라 전부 다 번역하지는 못하지만 마지막 13번째 포스트는 널리 소개할만하고, 악의적으로 번역된 부분을 바로잡기위해 전문을 번역한다. 2016년 3월 31일 현재 리즈는 시즌 MVP를 수상했지만 다음시즌 한국리그 트라이아웃을 포기했다고 밝혀졌다. 원문은 여기에서 확인할수있다.

 

그래서~, 어땠니


후우.

나는 여기 앉아서 집에서 있을 일들의 시나리오를 미리 생각해보고 있다, 사람들과 친구들이 "그래, 한국은 어땠어?" 라고 물을 상황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 입에서 나올 첫 말이 무엇인지 정말 기대되긴 한다.

 

아마도 시작은 직업 운동선수의 첫걸음을 한다는 생각으로 크게 감명 받았던것으로 시작할것이다. 내가 적응하기 위해 스펀지 처럼 빨아들이는데 열심이었고 내 모든것과 내 주변의 모든 새로움이 사랑스러웠던 때다. 처음 몇달은 김치를 음미하며 내 인생의 최고의 몸을 유지했고 긍정적인 기운이 새어나왔다


이후 몇달은 배구를 그만두고도 싶었다 내 인생에서 무언가 더 그만두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집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과 여기서 탈출하기 위한 계획을 짰었다. 향수병이 강했지만, 새 경험이 나에게 압력을 가한만큼 강하진 않았다. 매일 밥먹을때 바닥에 앉아 양반다리로 밥을 먹었으며 자립, 동기부여, 정신강화등의 책을 읽었음을 나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 몇달은 내가 상상한 그 이상으로 나를 시험했다. 마지막 몇달은 완전히 신체적으로 지쳤다고 느꼈는데 이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으나 내 한계를 재설정하려고 컨트롤 했고 그 것은 내 생각보다 만족감을 가져왔다. 그 부분은 잠깐 멈춰서 진정 내 자신이 자랑스럽게 보였다. 진정한 순수한 자기 만족은 정말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열망의 시작" 부분은 나 자신에게 이것을 왜 하는지 상기하고 이상적인 하나의 목표를 달성할수 있는 것과 결과 도출의 합의점을 찾는 것을 잘섞는 것이다. 여기서 이 여정은 완전히 이해가 되는 것이었다.

 

이 모든건 정서적으로 롤러코스터 같았고 첫 시즌이 갑작스런 충격으로 인한 부상으로 멈추었을때 주목받지 못한채로 시즌이 끝남을 알게되었으며 그때야 내 여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이해할수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틱한 지난 3주는 그냥 지나갈수 없었다. "다 끝났어, 너 집에 가" 에서 "아마도 네가 뛸수 있을때까지 대기할거야."으로 "못뛰지만 대기해"에서 '아마도 나으면, 뛸수있겠지'로 "신경쓰지마 안뛰어' 그러고 나서 쾅, 시즌은 챔피언 결정전 패배로 끝이났다. 내 상상만큼 완벽하지는 않은 엔딩이었지만 아직도 씁쓸한 끝이며, 달콤함 보다 무겁다. 달콤함은 한국에서 내 모든걸 꺼냈다는 것이고 한국은 내 모든걸 꺼낼수 있었으며 잘 알다시피 집이 나를 가다린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힐링책의 결제가 끝난 뒤에 헤헤)   


 

우리 가족의 모든 전화나 이메일 페이스북 메세지와 코멘트 같은건 감사의 말을 할수 없을 정도로 큰힘을 주었다. 부모님은 여행을 잘 하진 않지만 나를 보러 지구 반대편을 날아왔고 계속 매 경기 내 플레이를 관리하였는데, 나는 "이것때문에 계속 깨어있지마"라고 보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내 오빠는 휴가기간에 IBK 숙소에 와서 머무르기 까지 했고 내 여동생은 문자메시지와 스냅챗으로 자거나 술마시는 걸 보내줬다.😛  내 친구들은 내가 살아있는 확인하는걸 멈추지 않았다. 내가 집에 올때까지 온힘을 다해 카운트다운을 해줬고 페이스 타임이나 문자메시지는 문자그대로 내 삶의 질을 3000%이상 향상 시켜줬다. 다른 5명의 미국인들[각주:1]은, 부정할수 없을만큼 우리는 지독한 전사였고 나는 우리가 소속한 모든 팀의 영향에 큰 감명을 받았다. 서로가 차갑게 경쟁하는 것이었지만. 

 

 

팀 동료들과 스태프. 날 알기위해서 이해하기 위해 시간을 가져 줬고 이 절차를 참을성 있게 기다려준건 나에게 정말 컸으며 집에서 몇백만 마일 떨어진 그룹에게 모든걸 물어볼수 있었디. 트레이닝 스태프, 당신은 매일 나를 보살펴줬고 그가 없었다면 문자그대로 죽어버렸을 것이다. 내 팀 동료들은 나를 환영해줬고 우리는 열심히 움직여서 승리의 보상을 취할수 있었다. 경험과 지식을 나에게 짊어지게 한 것은 이 모든 문제를 풀수 있는것은 나 자신뿐이라는 것이었다. 동료 여자애들이 때로는 웃고 때로는 터프하게 군게 나와 함께 이 시즌을 이끌기 위함을 보있다. 나는 내 자신만을 위해 플레이 한것이 아니며 모두 하나하나를 위해 플레이 하였다. 당신들의 친절함이 세상의 전부였다는 뜻이다. 물론 내 통역사에게도, 그녀가 그 직업을 가진 덕분에 나를 여기서 숨쉬고 살게 해주었다 많고 많은 팬들에게 우리 옆에 서서 개인적인 응원물품이나 초코렛, 낙관주의로 샤워하듯이 응원을 퍼부어 주었다. 그 기억에 대해 감사.

 

 

마지막으로 나는 과거의 나에게 감사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8달전 나는 단지 경험을 쌓으려고 에이전트에게 갔다.[각주:2] 왜냐하면 나는 정말 정말로 내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에 감사한다. 한국처럼 플레이 하는 곳은 없고, 나는 영원토록 내가 한 이 모든 경험에 대해 소중히 여길것 같다. 나는 벌써 공차, 샤브샤브, 만두, 아트박스, 녹차와 달달한 감자 등 모든게 그리워지기 시작하고 있고 모든 한국의 별난점은 내 얼굴에 웃음이 떠나게 하지 못할것이다. 다음 시간까지 😉

 

 

한국, 나는 내 모든걸 줬다. 어떤 날은 45점을 낸적도 있고 또 다른 날은 눈물 가득한 소녀로 연습과 발버둥 쳤다. 확실한 점은, 내가 경험한 이 모든 순간과 더불어 떠나려고 한다. [각주:3] 

그 다음은? 확실하진 않다. 그러나 나는 자신감에 차있고 내 안에는 채워넣을 빈공간이 많고 내가 갈곳은 아직 많다, 그러므로 이 문을 닫으면서 새로운 문을 움켜잡을 것이라 확신한다. 어쨌든. 내 생각엔 그럴만 가치가 있다.

 

나를 따르고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다시 미국으로 가는 길에서

리즈 맥마흔


  1. 타팀의 외국인 선수들 헤일리 스펠만 (인삼공사), 캣 벨 (GS칼텍스). 테일러 심슨 (흥국생명), 에밀리 하통 (현대건설) 등을 일컽음 [본문으로]
  2. limb은 수족이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변호사, 에이전트 라는 뜻으로 쓰인것 같다. [본문으로]
  3. "hangi my hat"이라는 표현은 그만둘것이다라는 숙어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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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알림: 김라마의 Volleylive는 코트 안에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 기사화 안된 내용을 주로 취급하는 잡설모음 같은 컨셉의 코너입니다. 경기장에서 관람할때 받은 인상을 중심으로 기사화 된 부분이 있으면 인용하는 방식으로 서술 될 예정입니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실제 심리와는 다를수 있습니다.

1. 배구 전문지 기자는 경기전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에게 정미선의 부상정도와 그에 따른 선수 운용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정미선은 전날 경기 마지막 세트에서 백어택을 시도한후 내려오는 과정에서 왼쪽다리가 무너지면서 크게 다쳤다. 양 감독은 "정미선은 부상이 심각해 최소 시즌 중반까지 복귀가 어렵다."며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최소 복귀까지는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중상이었다. 정미선은 살림꾼 스타일의 선수로서 공격과 수비 모두 준수하게 맡아줄수 있는 팀 전술상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수였다. 이런 선수가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것이다.

기자는 "향후 기용 계획을 알고 싶네요." 물었고 양 감독은 "정미선의 롤(Role)은 (고)유민이하고 (김)진희가 맡을것 같습니다."라며 운을 뗀뒤 "(한)유미가 뛰고 싶다고 했는데 아직 선발로 뛰기엔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 일단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시즌때는 가능할것."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각주:1]

앞의 사전 인터뷰는 일종의 연막이었고 스타팅 멤버에 한유미가 들어갔다. 수비력은 의문이 남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2.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은 경기전 미팅에서 "즐기되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각주:2] 선수들과 감독과 코칭스텝은 전 날 정미선의 부상을 텔레비전으로 보았다. 모두 안타까워 했다. 리시브와 공격의 일익을 담당하는 정미선이 빠진 현대건설은 한창 기세가 좋은 도로공사가 충분히 넘을 수 있는 팀이었다. 신예 세터 이고은이 명민한 볼배합과 고른 토스질로 배구팬들의 주목을 끌었고 주포 라이트 문정원이 작년과는 다르게 페이스가 좋고 작년 신인왕 고예림이 리시브는 별로지만 펀치력이 있었고 김선영도 문정원의 짐을 덜어줄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였다. 또한 FA로 영입한 센터 정대영의 몸놀림도 예전과 같이 훌륭했다.

다만 세터 이고은이 허리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차희선의 임의탈퇴로 서브 세터가 없었기에 이고은을 다독이며 트레이너가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것으로 대신했다.

3. 토쟁이(토토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들이 몰리는 네이버 중계 댓글에서는 도로공사의 낙승을 대부분 예측하고 있었고, 배구갤러리에서도 '아마 기세좋은 도로공사가 이기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연한 예측이었다. 도로공사는 한창 상승세의 팀이었고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에게 타격당해 상승세가 꺾이고 주전 윙 리시버가 사라진 팀이었기 때문이다. 정미선의 교체선수로 넣을수 있는 선수들인 한유미, 김진희, 고유민은 솔직히 말하면 '뭐 하나가 빠지는' 선수들이었다. 한유미는 몸상태가 70% 대라 공격이 황연주로 몰리는 원인이 되는 중이고, 김진희는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할수 있고, 볼을 다루는 능력은 좋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한번씩 꼭 하는 성향이 있었고 고유민은 윙스팬이 길고 점프력이 좋아 전위에 세울만 하지만 서브나 리시브가 불안한 선수였다. 

 4. 1세트가 끝난후 도로공사의 낙승을 예상하던 사람들은 현대건설이 순조롭게 세트를 가져가자 경기에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유미의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공수가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2세트 9-8 상황 리베로 김연견과 세터 염혜선이 충돌하여 김연견이 다리 부상으로 빠지고 불가피하게 2세트는 리베로 없이 경기하게 되었다. 결국 세트를 내주고 만다. 현대건설의 팬들은 탄식을 했다. 주전 윙리시버와 하나뿐이 없는 리베로가 빠진 팀이 승리하는 것이 가능키나 한 일인가? 

 쓰러진 리베로, 김연견- 경기영상캡쳐

  5. 누워있던 김연견은 서브리베로가 없기에 최후까지 경기에 출장하려고 했다. 3세트 시작 직전까지 다리를 절며 코치에게 공을 줄것을 요청했고 리시브를 받아보고 있었다. 코치는 "아니야. 그만하고 도저히 안되겠으니 보호대 벗고 쉬어라."하고 돌려보냈다. 양철호 감독과 코칭스텝의 의견교환이 있었다. 몇초 뒤 코치가 고유민을 불렀고 빨간조끼를 주며 입으라고 했다 고육지책이었다.

 

오늘의 리베로 고유민- (촬영은 3일 전에)

김형찬 코치는 리베로 포지션에 대해 짧은 시간동안 고유민에게 전달사항을 전달하고 속성으로 교육했다. 볼을 받을때의 스냅. 몸의 무게 중심 등 2년차 레프트가 그 많은걸 짧은 시간안에 흡수할수 있을까? 역시나 연습은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볼이 사방으로 튀었다. 선택된 이유는 알수 없으나 작년 기록지로 판단해보건데 고유민의 디그능력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지만. 리시브는 좋다고 말할수는 없었다.

 6. 작년 1차지명자 레프트 고유민은 1차 4순위에 뽑힌 2년차에 접어든 레프트였다. 황현주 감독 시절엔 드래프트 동기중에는 고예림 다음으로 출장시간이 길었으나 코보컵 직전 구성때 선배 선수들인 정미선-한유미-김진희에 이은 네번째 옵션이라는 통보를 받아 서브리베로가 되었었다. 사실상 출장을 할수 없다는 뜻이었고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으나 꽤 낙심했다. 2차전엔 김진희와 역할이 바뀌었고 준결승전엔 서브리베로 없이 경기를 하다 리베로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녀에게 끈이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하늘에서 떨어졌다. 이게 썩은 동앗줄인지 튼튼한 동앗줄인지는 시간이 알려줄것이고 그 전까지는 온 힘을 다해 붙잡고 있어야 했다. 

 고유민에게 리베로가 얼마나 낯선 포지션이었는지는 티브이에서는 볼수 없었는데 사실 경기장에서는 김세영. 정현주가 여러차례 불러야 후위 교체라인에 오곤 했다. 코트 안에서는 선배언니들의 지시가 있었다. 대체로 그 내용은 포메이션과 리시브의 요령, "지나치게 긴장하지 말고 최대한 걷어내 주겠다." 등 이었다. 도로공사 서브의 예리한 칼 끝은 당연히 고유민에게 향하게 되었다. 배구에서는 제일 약한 고리만 붕괴시킨다면 와르르 수비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코트에 있던 선수들의 전략은 "최대한 김주하, 한유미(김진희)가 걷어낸다. 어쩔수 없는건 맡긴다."로 요약할수 있었다. 심판의 휘슬이 불리고 강하고 예리한 서브로 평가받는 문정원의 서브가 '5분 속성 완성 땜빵 리베로'에게 날아갔다.

7. 3세트가 끝났다. 25-16. 염혜선이 특유의 까다로운 서브로 도로공사를 난처하게 만들었고 6-0까지 초반에 벌려놓았다. 도로공사는 제일 약한 고리를 두들겼으나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현대건설 답지 않은 패턴플레이로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었다. 서남원 감독은 "저기는 리베로가 없는 팀인데 왜 어렵게 가느냐"며 선수들을 질책했다.[각주:3] 도로공사는 서서히 현대건설의 끈끈한 수비에 질식되고 있었고 4세트를 맞이했다. 도로공사는 이전 기업은행과의 경기처럼 강 서브에 리베로가 말려들기를 원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8. 도로공사는 분전하면서 4세트를 가져갔다. 문정원과 김선영이 현대건설의 수비를 헤집었고 그런대로 성공했다. 하지만 이 난리에서 고유민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기록원으로부터 리시브 정확판정[각주:4]을 받은 갯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기록한 총 8개의 리시브 정확중 6개를 4세트에 기록했다. 분명히 경기를 압도해야지 정상인데 쉽사리 압도당하지 않았다. 다만 페이스를 계속 가져가 6점차로 5세트 경기를 끌고 갔다. 세트 후반 양철호 감독은 5세트를 대비해 황연주를 빼고 세터 조예진에게 리시브를 하도록 하는 강수를 두면서 끝까지 해본다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9. 마지막 5세트. 도로공사는 황연주의 공격을 최대한 막는데 수비력이 집중된 사이 한유미가 과거에 보였던 폭주모드를 떠올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도로공사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코트에 공을 꽂는 커맨드가 인삼공사 시절 연륜있는 플레이를 펼쳤던 때를 떠올리게 했다. 몸이 제대로 풀렸는지 5분 속성 리베로도 거침없이 디그를 하면서 주전리베로 까지는 아니어도 간간히 나오는 백업 리베로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며 3~4점 차를 유지시켰다. 마지막 김선영이 코트의 중앙 빈곳을 노려 연타를 때렸지만 이를 고유민이 디그로 올려세웠고 염혜선이 정확히 세트를 하며 이를 받은 김진희의 오픈공격이 코트를 갈랐다. 결국 공이 도로공사 최후단 코트바닥에 꽂히면서 경기가 막을 내렸다.

10. 숙소로 돌아가는 길. 많은 팬들이 예상밖의 승리에 축하를 해주었고 그 사이에 고유민의 어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공교롭게도 자신의 어머니가 오랜만에 경기장에 오신날 프로 데뷔이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오랜만에 행복한 얼굴로 어머니와 짧은 대화를 했다. 버스로 돌아가려는 찰나에 한 팬이 와서 사인을 요청했고 슥슥 사인을 해주었다. 고 선수의 어머니는 경상도 억양으로[각주:5] "와 니가 싸인도 해주나?" 하면서 딸을 자랑스러워 했다.

        

  1. http://www.volleyball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3332 [본문으로]
  2.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 사전 인터뷰 [본문으로]
  3. 작전타임 참조. [본문으로]
  4. 대개 세터가 3발자국 이내에 세팅할수 있도록 하면 리시브 정확판정을 받을수 있다. [본문으로]
  5. 보통때는 표준어 억양을 사용해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고유민은 포항출신으로 대구여고를 졸업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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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배구장에서 사진을 찍는 다는것은 사실 과거에는 금지된 행위였으나[각주:1] 디지털 카메라의 비약적인 성능발전으로 스트로브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사진기를 가지고 배구장에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진기로 일행을 찍을수도 있겠으나 여기서는 선수의 경기사진을 찍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왜 쓸데없이 선수의 경기장면을 찍냐고 할수도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에 잘 찍으면 일종의 뿌듯함도 생기며 사진기자가 찍는 사진과는 다른 나만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진을 가질수 있고 또한 선수의 팬인 경우 시즌 말미에 사진집을 나름 선물로서 줄 수도 있다.

 장비는 카메라, 렌즈, 부가적으로 모노포드가 있는데 사실 모노포드까지는 크게 쓸모가 없다. 먼저 카메라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카메라

물론 똑딱이로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요즘 고급형 미러리스 카메라나 DSRL을 사용한다면 사진기자가 찍은 듯한 괜찮은 퀄리티의 사진을 만들어 낼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둡고 움직임이 많은 곳의 사진이니만큼 미러리스보다는 DSRL을 추천한다. 최신의 삼성이나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DSRL과 거의 동급의 성능을 발휘하니 무거운것이 싫은 사람은 이를 사용해도 무방할것 이다. 다만 포서드 시스템의 미러러스의 경우 (올림푸스) 렌즈 조리개가 실내에서 운동사진을 찍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각주:2] 

물론 카메라 성능은 비싸면 비쌀수록 좋다. 오두막(5D mark 1)이 7D보다 나을것이며 7D는 그 이하의 보급기보다 나을것이다. 다만 연식이 오래된 카메라나 보급기의 경우 초점스팟이나 ISO 감도가 낮을수도 있다. 이 경우에 애로사항이 있으니 이는 후술하도록 한다. 

그러나 초심자가 처음부터 비싼 카메라를 가지고 덤비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캐논 70D (이것도 비싸지만 본체 가격이 120만원 정도)가 라이브 뷰에 터치스크린까지 가능함으로 초심자에게는 알맞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니콘과 캐논의 보급기종을 두루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인터페이스와 색감(꽤 중요!)을 찾고 안착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개인의 경험이 중요하기에 어떻게 지도하기가 어렵다. 일단 써보자!     

2. 렌즈

니콘의 경우 NIKKOR AF-S 70-200mm F2.8G ED VR 1 캐논의 경우 EF 70-200mm f/2.8L IS USM 일명 아빠백통이 제일 무난하다. 전자의 경우 120만원 정도 후자의 경우 100만원 정도[각주:3] [각주:4] 하는 걸로 아는데 구매의사가 있다면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확인해 봐야 한다.

 여기서 조리개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줌이 아무리 좋더라도 조리개가 f 4.0 이러면 셔터 스피드가 내려가는데 사진이 어두어지며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어봐야 흔들려서 좋은 사진을 얻기가 상당히 어려워 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상태에서 과감히 400mm f4.0 렌즈를 들고 갔다가 피를 제대로 봤본적이 있다.

조리개가 지나치게 넓으면 (300mm 고정 f1.4이런 렌즈가 있다.) 초점이 잘 나간다. 위 두렌즈가 제일 무난하며 많은 아마추어 팬 포토그래퍼들이 사용하고 있다. 타이밍을 잘 맞추면 (아이돌 열애설 이라든지) 중급기에 새아빠백통까지 중고로 200만원 안쪽으로 맞출수도 있다. 사실 렌즈의 끝판 왕은 프레스들이 어깨에 매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캐논 EF 400mm f/2.8L IS II USM 이다. 디스팻치가 유나킴 파파라치짓하면서 쓴 렌즈인데 이거는 정말 성능이 절륜하다 물론 가격도 절륜하다. 1300만원. 1일 대여에 15만원이다. 필자는 운좋게 무료로 사용해볼 기회가 생겼는데 찍으면서 그 성능에 소-름이 느껴졌다. 물론 다음날 어깨통증에 누가 훔쳐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병이 생길뻔 했다.

3. 모노포드

딱히 배구장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다. 몇번 가져가 보긴 했는데... 앞서말한 400미리 렌즈 쓸때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건 렌즈만 10kg다.

4. 기술

4-1 기본 셋팅

셔터스피드를 중점으로 세팅한다. 서터스피드 우선모드일때 자동으로 F 2.8(렌즈 최대 조리개 개방 수치)로 잡을 것이고 ISO 감도는 Auto로 해두어도 좋다. 선수가 가까이 있거나 밝은 중앙에 있을 경우 셔터스피드를 1/2000에 놓고 조져도 (연사로 찍는것을 말하는 은어) 잘 찍히지만 닭장이나 구석에 있을 경우 셔터스피드를 조절해야한다. 그럴때는 1/300~1/600사이 가까이에서나 코트 중앙에서는 1/800 이상으로 찍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70D 기준이다. 상급기나 보급기의 경우에는 오차가 있을수도 있다.

 찍어보면서 스킬이 생기게 될것이다. 많이 찍으면서 사진을 많이 버려야 는다. 아무리 초심자라도 시즌 말미쯤 되면 셔터스피드 감도 조리개 모두를 자유로이 상황에 맞춰가며 조작하여 찍는 준프로(?)가 되어 있을 것이다.

4-2 거리와 경기장이슈

 코트와의 거리가 깡패다. 가까울수록 작품을 얻을 확률이 높아지고 멀수록 그만큼 멀어진다. 코트와의 거리가 매우 가까운 인천(신식구장이라 밝다.)이나 대전(매우 가깝다.), 화성(가깝고 표값이 싸다.)은 찍사들의 천국이라고 불릴만 하다. 그러나 화성을 제외하고 가까운 자리는 그만큼 비싸다. 아무튼 가까울수록 잘 찍힌다. 이건 진리다.

어둡고 먼 경기장이 있다. 수원, 평택. 이들 경기장에서는 셔터스피드를 1000에서 1200이상으로 올리지 않았고 닭장등의 경우에는 300 정도가 맥시멈 이었다. 물론 카메라 감도는 오토로 놔두면 MAX가 찍혀대기 쉽다. (맥스가 찍힌다는건 나중에 노이즈 제거로 품이 들어간다는 걸 의미한다.) 이들 경기장에서는 핀이 나갔다던지 해서 날려먹는 사진이 많을 것이다. 멘붕이 크게 올수 있으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수원은 20000원이나 하는 코트 뒤에 바로 붙어있는 하이파이브석이 있는데 거기서 찍으면 잘찍힌다. 다만 5자리 뿐이라 좀 예매하는데 지옥이라서 그렇지. 

특이하게 성남은 사진을 찍으면 푸른빛이 돌고 좀 조명이 어두운 편이다. 참고하자.

4-3 포토샵

 실내에서 격하게 움직이는 사진을 찍어야 하니 보정작업이 많이 필요하다. 초반에 포토샵으로 하다가 중반엔 라이트룸 배치보정을 사용했는데 사진을 일괄로 보정하다보니 제대로 보정이 안되어 다시 포토샵으로 하나하나 보정하는 편이다. 찍사가 된다면 보정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보정을 잘하면 죽은 사진도 살릴수 있다. 보정법은 인터넷을 참고하면 잘 나와있지만 보통 Image-Auto tone, Auto Contrast를 먹이고 Auto Color는 사진전후를 보고 너무 이상하지 않으면 먹인다.[각주:5] 기본적인 크롭이나 사이즈 조정은 굳이 적을 필요가 없을것 같아 패스. 노이즈 감소는 Neatimage를 사용한다. 뭐 이건 너무 좋은 사진인데 노이즈 때문에 망했을때만 쓴다. 노이즈는 지나치게 심하지 않는다면 보통 놔둔다. 지나치게 밀다보면 만화처럼 나오기 때문이다.

다음은 경기장 일정(시간별)에 따른 찍사의 움직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다룬다.

Photograph by vixenofgreen

  1. KOVO관중약관에 보면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본문으로]
  2. 하지만 올림푸스 특유의 색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필자는 서브카메라로 쓰고 있다. 물론 움직이는 사진은 못찍는다. [본문으로]
  3. 대충 네이버에서 처본 결과이므로 구매자들은 따로 시간을 들여 알아보길 바란다. [본문으로]
  4. 병행이 싼데 AS가 되는지 안되는지 불명. [본문으로]
  5. 사진 색이 부자연스러워 질때가 나타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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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무실내체육관(Daejeon Choongmu Gymnasium)

사진) 애니카 랜드석의 관전시야.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부사동 177-1

준공년도: 1971년  

사용구단: 삼성화재 블루팡스, KGC 인삼공사 여자 배구단

접근성: C 등급. 상권이 쇠락한 대흥동 지역에 걸쳐 있어 버스가 좀 애매하게 다니긴 하는데 어쨌든 대전 시내에 있다. 글쓴이는 보통 중앙로역에서 내려 걸어간다. 시간이 많으면 그냥 대전역에서 걸어서 가기도 아는데 추천하지는 않음. 버스는 급행 2가 다닌다.

화장실: A 등급 곳곳에 있으며 보수로 인하여 깨끗하다. 여성화장실의 경우 남자경기가 있는 경우 복잡하며

매표: 예매가능(티켓링크). 대전체육회 건물옆에 주차장이 있고 그 옆 오른쪽에 들어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 양옆에는 매표소가 있음. 

가격: 지정석 종류가 어려가지 있으며 종류 별로 다르다. 티켓링크에서 확인.

편의시설: 매점(남배의 굿즈를 팔기도 함), 수유실(!), 화장실... 일부 지정석에서 응원도구는 사용금지.

관중석: A+등급: 오래된 원형식 다목적 구장이지만 이것 저것 좌석이 설치되어 있다. 역시 비싼 좌석이 좋다. 비지정 좌석은 관전시야가 별로이므로 응원할것이 아니라면 권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좌석은 닭장옆 애니카랜드 석. 닭장에 있는 선수들의 말소리와 응원소리가 모두 들린다.

잡설

1. 타이밍이 맞으면 한화 선수들을 볼수 있다. 경기장 뒤편에서 서성거리면 낯익은 행복가이들이 보인다. 시즌중에는 사람들의 접근을 꽤나 경계하는 야구 선수들도 비 시즌엔 그냥 행인 1로 취급하는듯.

2. 입장계단 오른편에 선수들이 드나드는 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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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경기종합타운 내 체육관 (Hwaseong Sports Complex Gymnasium)

기업은행 선수들이 경기전 연습을 하고 있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도이리 산 31-6

준공년도: 2011년

사용구단: 기업은행 IBK 알토스 여자배구단

접근성: F 등급. 대중교통 이용자는 아무리 좋게 이야기 해줘도 좋다고는 이야기 하기가 힘듬. 화성 향남 신시가지 자체가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것도 아니고 게다가 경기장은 신시가지에서 좀 떨어져 있음. 경기장과 인접해서 정차하는 버스는 33, 35번 그러나 발안리를 들렀다 가서 약간 돌고 배차간격이 좋은 편은 아니다. 32, 38 등이 국도와 개천건너 경기장에 인접한 가재리-해군분창에서 정차하긴 하나 꽤 걸어야 하고 (10분) 국도를 "무단횡단" 해야 함. 평택 부근에 산다면 아니면 향남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것도 한 방법. 행여나 여친이랑 같이 온다면 콜택시를 부르자 금성공사 콜택시를 수원역에서 부를 경우 편도값만 받는데 향남까지 거리가 꽤 되므로 20000원 이상 나올 것 예상하고 타라.

화성 거주자는 일단 봉담읍 사무소 앞까지 가서 갈아타야 하고 수원 거주자는 수원역에서 33을 타야한다. 근데 나도 수원역에서 33을 타보지 않아서 정확히 모르겠다. (수원역 그 많은 정류장중 33번 버스를 초행자가 정확히 탈 수 있는지는 운에 맡김)  

화장실: A 등급. 깨끗하고 넓음.

매표: 예매가능(티켓링크). 선수 심판 출입구 옆 경사로 위에 들어가는 문과 매표소 있음.

가격: 7000원

편의시설: 매점 1개. (매점에서는 싸인볼을 10000원에 팔고 있다.) 화성시영카페, 화장실. 응원도구를 신분증을 맡기고 빌릴수 있다. 김희진 이름 박힌게 가장 잘 나가는 듯 하다. 작년 우승팀 답게 우승 트로피를 관중석 입구에 전시하고 있다. 보면 알겠지만 꽤 크다.

관중석: A+등급: 별다른 안내 필요없이 들어가서 트로피 보이는 오른쪽 문으로 입장. 경기 응원도구는 종이부채. 일부 원정선수들은 매우 가까이에 응원단상이 있고 응원도구를 쓰는 곳이라 질색하는 경기장이지만 관중들은 가장 좋은 거리와 시야를 가장 싼 가격에 누릴수 있는 경기장임. 오는데 고생한것을 탁월한 관중 시야로 커버하는 경기장. 

잡설

1. 지하에 주차장이 있는것 같다. (추정) 선수단 버스가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 추후 보강 예정.

2. (지지 않는 이상) 경기가 끝나면 그날의 MVP를 뽑아서 짧은 경기소감을 말한 다음 친필 사인볼 3개를 던져줌. (강력한 경상도 억양 등 인터뷰 스킬 부족으로 매 경기 고통받는 박정아가 MVP가 잘 되는 듯.)

3. 길을 찾을 때 경기장은 멀리서도 잘 보인다. 옆의 축구장이 크고 아름답기 때문. 

4. (Dear 꼰대) 원정팀 응원자들은 특히 인접도시 팀 수원 현대건설 응원하시는 분 들 매너를 지켜서 원정팀 응원석에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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