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컵대회가 시작되었고 기사가 나왔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상황적으로 힘들지만…경기에만 집중”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477&aid=0000260803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상황적으로 힘들지만…경기에만 집중”

▲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제천, 정형근 기자] “여러 상황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다. 상대가 강한 팀이라도 우리 팀의 경기를 하겠다.”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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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유민 유족 측은 “고유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건 악성 댓글이 아니라 현대건설 배구단의 의도적인 따돌림과 사기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구단은 "경기 및 훈련을 제외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고인은 시즌이 진행 중이던 2월 29일 아무런 의사 표명 없이 팀을 떠났다. 지난 6월 고인과 미팅을 하며 진로에 대해 얘기를 나눴지만 고인은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했다"고 반박했다."

 

여기서 정말 구단의 주장대로 아무런 의사표명없이 팀을 떠났을까? 선수의 무단이탈 이후 구단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정말 구단은 책임이 없을까?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건 내가 잘 아니까 증명할수 있는 사실만을 서술해보도록 하겠다. (훈련의 제외나 따돌림 같은 내부의 일은 내부 고발자 증언이 없는 한 알수가 없다. 생전에 고인이 그런것을 시시콜콜하게 불고다니는 입 싼 사람도 아니였고 이미지와는 다르게 과묵한 쪽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2.

2020년 2월 28일(혹은 27일) 새벽에 7년차 중견선수로 활약하던 고유민은 용인시 마북동에 위치한 현대건설 배구단 숙소를 갑작스레 떠났다. 이는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무단이탈이었다. 이는 중대한 잘못으로 여겨지는 행위이다. 고유민은 편지 한통을 남기고 사라졌다. 편지의 내용은 (구단이 밝히기에) 부정적인 내용은 없었으나 "기대에 부응을 못해서 죄송하다. 오랫동안 몸상태도 정상이 아니고 포지션 변경으로 인해 실수가 잦았고 그로인한 비난을 견디기가 어려웠다."는 내용이었다. 구단은 고유민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고유민은 끝내 받지 않았다. 사무국장 (구단 프론트의 실무책임자)은 "왜 고유민이 숙소를 무단이탈했는지 알수없다."고 기자에게 밝혔고  '구단의 높으신 분' (단장으로 추정)은 "대화로 풀면 되는 것을 가지고 숙소이탈행위로 크게 키웠다"며 대노했다. (출처는 4번 항목 참조)

 

3.

고유민의 숙소이탈 직전 (대략 2월 20일 경) 현대건설은 몇년전 팀에서 나와 실업에 있던 수비형 레프트인 김 모 선수를 다시 데려왔다. 이는 고유민이 더 이상 리베로를 볼수 없다고 감독에게 말한 때와 거의 비슷하게 일치한다. 고유민의 무단이탈이 벌어지자 구단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시즌 운영 최소엔트리 (14명)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몰수패 당할 위기에 처한것이다. 당시 데려온 김 모 선수는 임의탈퇴선수 신분이었다. 배구연맹은 한차례 등록을 거부했다. 현대건설 배구단의 당시 사무국장은 몇일간 변호사까지 대동해서 연맹 법무담당임원에게 유권해석을 요구했고 임의탈퇴 선수의 등록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아 등록했다. 

 

김 모 선수는 안타깝게도 시즌이 일찍 종료(3월 23일)되어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구단은 고스란히 김 모 선수의 연봉을 지급해야했다. 이는 1000~1500만원 가량 되었다. (출처 : https://www.dailysportshankoo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0957)

 

4.

시즌 종료 다음날인 3월 24일 배구담당기자들이 하는 팟캐스트에 고유민의 무단이탈 사실이 공표되었다. 2번 문단의 숙소 무단이탈의 시시콜콜한 사실은 이때 공개되었다. 어떤 기자는 안타깝다고 밝혔고 어떤 기자는 선수로서 기본이 안된 자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유민은 시즌 중 이탈한 무책임한 선수라고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출처 팟빵- 차돌배구 쇼 79화 EP2 20분 부터

http://www.podbbang.com/ch/1769329)

 

5. 

서로의 연락이 적어도 3월 20일 경까지 되지 않던 (3월 24일 방송에서 기자는 선수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유민과 구단은 연락이 되어 3월 30일 상호계약해지 약정을 한다. 이 계약은 무단이탈에 대한 징계로서 기능하며 해고와 연봉감봉 (2월~6월 지급정지, 1500만원 가량) 그리고 상호계약해지 사실에 대해 비밀로 붙이고 소송을 하지 말것을 선수의 의무로 규정했다. 

 

이게 팟캐스트 방송 전에 연락이 되어 약정이 된것인지 방송 후에 연락이 되어 약정이 된것인지는 아직까지는 알수 없지만 방송 이후라면 선수는 세간의 비난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상호계약해지에 나섰을 것이라는 추정을 할수 있다.

 

6. 

4월 중순 고유민은 당시 사무국장에게 "받아주는 구단이 없다면 어쩔수 없지만 트레이드 진행경과를 알고 싶다."고 메시지를 했고 사무국장은 자유계약기간이니 좀만 기다려보자라는 답변을 한다. 

(가족의 주장에 의하면 배구가 지긋지긋해져서 동시기 승무원 학원에 등록하고 영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 SNS(인스타 그램 스토리)에 숙소를 나간 이유는 지금 밝힐수 없지만 언젠가는 밝힐수 있을것이라고 남겼다. 그리고 일반인 신분이기 때문에 계속 악플을 보낼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혔다. 

 

5월 초순 구단은 고유민을 임의탈퇴선수 공시를 했고 고유민은 연맹의 전화를 받고 임의탈퇴에 동의했다.(대상 선수에게 임의탈퇴 동의 전화를 연맹이 한다.) 지인에게 구단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출처: 국회기자회견 보도자료) (현재 현대건설 배구단은 임의탈퇴 등록 당시 상호계약해지 사실을 이메일로 연맹에 알렸다고 하고 연맹은 실수로 임의탈퇴선수로 등록했다고 하면서 적어도 상호계약해지 계약서를 첨부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6월 초순 선수공시에서 자신의 번호가 다른 선수에게 배분 된것을 확인했다. 

 

6월 중순 구단의 실무직원 (여직원) 혹은 매니저와 개인적으로 만났다. 이때 구단은 복귀 여부를 확인했으나 고유민 본인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유민은 생전에 7월 10일 경쯤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구단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구단이 복귀를 타진한 시기에 맞춰서 '우연히' 고유민의 SNS로 '돈 떨어졌다고 돌아올 생각하지 마라'라는 사실상의 위협이 가해졌다. (출처: 유튜브- 최선호 채널)

 

알수없는 시기에 고유민은 실업팀의 입단을 타진했고 테스트까지 받았으나 코로나로 인해 전국체전 등이 취소되면서 최종 계약에는 실패한다. (출처: https://www.nocutnews.co.kr/news/5398188)

 

7.

7월 28일(추정) 고유민은 자취하던 자택에서 사망했다. 3일 후에야 친구에게 발견되었다. 경찰은 외부 침입흔적이 없는 것으로 볼때 자살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부검을 했고 결과에서도 이는 뒤집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8.

고유민의 사후 현대건설 배구단은 고유민이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출처: http://www.sportsworldi.com/newsView/20200806506909 https://www.mbcsportsplus.com/news/?mode=view&cate=&b_idx=99806559.000#07D0 )

 

결론-

무단이탈 직후 구단은 고유민에게 상당히 가혹하게 징계를 내렸다.

 

우울증과 수면장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울증 인지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수 있다.) 또한 고유민이 숙소를 나갈때 편지에서 더이상 비난을 받기 힘들다는 사실을 밝히기까지 했지만 구단은 고유민의 위태로운 정신상태를 인지한 상태에서 당시 사무국장은 이탈 당시 상황을 기자에게 선택적으로 공개함으로서 고유민에게 상당한 비난이 가해지도록 조장하고 방기했다. (당시 사무국장은 기자에게 "고유민이 왜 이탈했는지 진정한 이유는 우리도 알수 없다"고 밝혔는데 적어도 그런식으로 대답한것은 매우 잘못된 행동이다. 수면장애(우울증)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 않은가?) 소속 선수가 그런 정신건강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끝까지 비밀에 붙이거나 아니면 모든 사실을 공개하여야 했었다.  

 

선수의 건강상태는 선수의 사생활이라 숨겨야 했다고 항변할수 있지만 그렇다면 이탈 사실을 공개하여 비난을 받게하고 망신을 준 사실은 구단의 책임을 물을수 있는 영역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 

 

선수의 신체뿐만아니라 정신건강도 구단이 살펴야할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1년에 8~10개월을 합숙시키는 환경이라면 군대와 유사한 환경이라고 볼수 있다. 선수들은 경기가 전국에 생중계 된다. 상당한 정신적 부담을 지고 생활을 하는것이다. 고유민은 2013년 부터 2020년까지 7년을 현대건설에서 근속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7년간 일한 사람이 갑자기 무단이탈이라는 잘못된 행위를 했다고 한다면 모든 책임을 선수에게 뒤집어 씌우는게 아니라 자신들이 무엇이 문제였나 찾아봐야 하는것이 맞지 않았을까? 나라면 궁금해서라도 선수와 대면을 했을것이다. 

 

(양아치 버스회사들도 잘 일하던 기사가 갑자기 안나오면 궁금해서 전화도 해보고 집으로 찾아온다. 대기업이 이런 비상식적인 대응을 했다는건 직장내 괴롭힘을 추정해볼수 있는 근거가 될수도 있다.)

 

또한 구단은 해고, 연봉 4개월 (5개월) 감봉, 임의탈퇴선수 처분까지 고유민에게 가했다. 이런 행위는 그동안의 시즌중 이탈 선수들의 예를 봐도 상당히 가혹한 축에 속한다. 기업은행의 모 선수나 인삼공사의 모 선수, 도로공사의 모 선수 등도 비슷한 잘못을 했지만 구단은 일단 비밀에 붙였고 (소문은 돌았다.) 이후 임의탈퇴 공시를 하긴했지만 조용하게 다음 시즌 복귀를 했다. 배구를 아무 여자 데려다 놓고 시킬수 있는것도 아니고 즉전감의 선수는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통상의 경우 서로 잘못을 인정하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유민이가 어찌저찌 돌아올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고 실제로 구단은 6월 중순 복귀를 타진하지 않았는가?

 

즉 현대건설 배구단은 무단이탈 행위를 한 고유민에게 1. 기자를 통한 조리돌림 2. 해고 3. 연봉 4개월 감봉 4. 임의탈퇴 처분까지 4번의 징계를 가한셈이다. 이것은 통상의 기준이나 관습으로 봐도 지나치게 잔혹했다. 그 이유가 있을것이다. 

 

PS- 구단은 고유민이 선수생활을 지속할 뜻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숙소이탈당시의 편지를 공개하면 된다. 이건 조리돌림을 할때 기자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 최근의 주장에서는 고유민이 '아무 의사표시 없이 숙소를 나갔다.'라고 슬쩍 말을 바꿔서 주장하고 있다. 이것 또한 주장을 바꾸거나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것이다. 

 

PS2- 다시한번 말하지만 6월 경 구단 직원과 고유민이 복귀에 대해서 의논할때 이 사실은 소문이나 언론으로 공표되지 않을 정도로 비밀이었는데 '우연하게도' 그 시기에 누군가가 '돈 떨어졌다고 돌아올 생각하지 마라' 라고 DM으로 보냈다. 이것도 가족들 생계를 책임지는 입장에 있던 고유민은 대단한 위협으로 느꼈을 것이다. 가정을 해보자면 구단 사정에 정통한 누군가가 만에 하나 복귀를 막으려고 한것 아닐까? 이것도 조사가 필요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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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omb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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